*산삼의 특성
(1)생육적인 특성
① 생육조건이 까다로운 식물
산삼은 생육하기 위해서 토지 수분 햇볕 등의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오랜 세월을 생육하지 못한다.
인삼 열매가 조류에 의하여 심산유곡에 떨어져서 싹이 나고 성장한다 하더라도 생육조건이 맞지 않으면 2·3년 후에 스스로 자멸하고 만다.
이런 조건을 보완하여 인공적으로 삼이 자라도록 개발한 것이 재배삼이다.
산삼은 무성한 나무 그늘에서 자라는 식물이지만 소나무나 전나무 같은 침엽수림으로 인하여 1년 내내 그늘이 지는 곳에서는 성장할 수 없다.
그렇다고 활엽수림만 있는 곳에서도 생육하기가 어렵다. 햇볕이 많이 들어와도 안되지만 햇볕이 적게 들어와도 안되는 것이다.
곧 습기와도 관계가 밀접하여 습도가 너무 높아도 안되고 습도가 너무 낮아도 안되는 것이다.
토양도 마사토에 낙엽이 부식되고 있는 곳이면 좋지만 배수가 되지 않는 곳은 부적절하다.
② 성장속도가 아주 느린 식물
산삼은 성장 속도가 느려서 47년간 자랐는데도 58g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생육조건이 아주 나쁜 곳에서는 140년생이 2∼3g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논밭에서 재배하는 인삼은 5·6년만 자로도 평균적으로 80g 정도 되는 것에 비하면 산삼은 성장속도가 너무 느린 식물인 것이다.
산삼은 기초 성장기라고 할 수 있는 8∼9년간은 1년 동안에 평균 성장이 0.01∼0.05g 정도라고 알려져 왔다.
그런 관계로 10년생까지는 성장속도가 아주 저조하지만 그 뒤로는 성장속도가 점점 빨라진다고 한다.
산삼은 1년동안 평균 1g 정도 무게가 늘어나는 것으로 본다.
이처럼 성장속도가 느리지만 성장한 연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약효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삼은 성장속도가 느린 식물이기 때문에 뿌리가 조금만 크고 길어도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화제가 되는 것이다.
③ 다년생으로 장수하는 식물
사람이 재배하는 인삼은 인위적으로 가꾸어지는 식물이기 때문에 성장하는 속도가 빠르다.
인삼은 삼포에서 6년이 되면 누구나 거두어 들인다. 더 이상 삼포에 방치해부면 황이 끼고 뿌리 중심에 막대기 같은 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산삼은 그렇지 않다. 몇십년짜리 산삼은 물론 몇백년이된 산삼도 발견된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옛날 사람들은 천년 묵은 산삼이란 말도 있었다.
신라 소성왕때 캔 산삼은 9척 이라고 하는데, 9척이면 2.7m나 된다. 너무 기이하여 당나라 황제에게 진상했는데 이처럼 큰 산삼이 되려면 그야말로 천년은 있어야할 것이다.
초본식물로써 이와같이 오래살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어쨌던 산삼은 다년생 식물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천년까지는 몰라도 인간의 수명과 비슷하지 않는가 생각된다.
인간의 최고 수명이 120세라면 산삼의 수명도 120년쯤 되리라고 생각한다.
④ 성장조건이 나쁘면 잠자는 식물
산삼은 땅속에서 2·3년에서부터 30년까지 휴면을 하는 경우가 있다.
뇌두에 싹이 나오지는 않지만 뿌리는 땅속에서 잠자는 것이다. 산삼은 기후가 변하고 토양이 변하고 일조량이 바뀌면 잠을 잔다.
장마로 산사태가 났을 때나 사람들은 부주의로 산불이 났을때도 휴면한다. 동물에게 상처를 입었을때도 잠을 잔다.
아예 성장을 멈추고 조건이 호전될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산삼이 잠을 잘때는 잔뿌리도 모두 떨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잠을 자는 동안 뿌리는 진한 갈색으로 변하고 딱딱해지면서 무게가 가벼워 진다.
산삼은 영하의 추위속에서도 얼어 죽지 않는다. 성장 조건이 조성되면 산삼은 잠에서 깨어나 다시 새로운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싹이 자라게 된다.
잠을 자주 잔 산삼은 한 줄기의 뇌두에 뿌리의 몸체가 여러개가 붙어있는 것이 발견된 일도 있다.
⑤ 번식력이 아주 약한 식물
산삼의 씨앗은 주로 까치나 비둘기, 꿩 같은 날짐승에 의하여 옮겨진다. 새들이 산삼(인삼)의 열매를 먹었다가 배설하기 때문이다.
조류들에 의하여 옮겨진 씨앗은 생육조건이 나쁘면 싹이 트지 못하고 그대로 있는 경우가 있고 싹이 나온다 해도 성장조건이 나쁘면 그대로 소멸하고 만다.
산삼은 생육조건이 좋아야 6·7년 만에 6∼7개의 꽃을 피우고 2∼3개의 열매를 맺는다. 그 다음해에는 6∼10개의 열매를 맺는다.
반대로 생육조건이 나쁘면 20년생이 넘어야 겨우 꽃을 피우는 것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산삼의 열매는 새들이 먹기 전에 들쥐같은 동물이 따 먹어서 열매 역할을 하지못하고 마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산삼의 열매는 흔지 않은데 열매가 맺힌다해도 들쥐같은 짐승이 까먹어서 희귀하게 되는데다 산삼열매의 매개자인 꿩이나 까치가 먹어서 이동하여
배설한다 하여도 조건이 나쁘면 번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⑥ 지표면을 따라 뿌리가 뻗는 식물
산삼의 씨가 떨어진 뒤에 습도와 토양이 싹이 나기에 적당하면 뿌리를 내린다.
산삼은 5∼10㎝ 정도 땅 속에 뿌리를 내린 다음 옆으로 뻗어간다.
그것은 산삼이 취하고자 하는 자양분이 땅속 깊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표면에서 스며든 낙엽의 부식토에 있기 때문이다.
산에서 사람의 손으로 가꾸어진 장뇌삼은 땅속으로 뿌리가 뻗어가지만 산삼은 ㄴ(니은)자 모양이나 山(뫼산)자 모양으로 뿌리가 뻗어간다.
산삼의 뿌리가 뻗어나가는 기간은 8·9개월로 알려졌으며 대체로 1년에 약 1㎝씩 뻗어나가는데 이것은 생육조건에 따라 다르다고 하겠다.
산삼은 자신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영양분을 찾아 뿌리가 뻗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땅속으로 파고 들어간 것도 있다.
이런 경우 몸체에 가락지가 많이 생긴다. 산삼 뿌리가 성장을 멈추는 것은 겨울철 동면을 하는 시기라고 하겠다.
(2) 산삼 형질상의 특성
산삼은 그 형체나 질적인 면에서 인삼과는 다른 점을 발견하게 된다.
산삼은 사람들의 도움이 없이 스스로 자생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그 몸체의 형상이 왜소하고 특이한 점이 많이 있다.
우선 지상에 나온 줄기나 잎이 재배삼보다는 색깔이 연하고 크기도 작은 것을 엿볼 수 있다.
산삼은 자연환경에 순응하면서 자라는 식물이기도 하지만 인삼과 확연히 다른 점을 엿볼 수 있다.
① 몸체가 매우 작은 식물
재배인삼은 몸체가 매우 통통하고 크다. 재배인삼에 비하여 산삼은 그 몸체가 아주 작다.
재배인삼 6년근의 무게가 80g이 되는 반면에 산삼은 47년 동안에 58g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혹자에 의하면 산삼은 20년 동안 성장한 결과 그 무게가 3g 정도라고 한다. 일설에선 100년생 짜리가 40g 정도라고 한다.
산삼은 몸체가 재배삼에 비하여 아주 짧다. 몸체의 표면은 거칠다. 몸체에서 갈라지는 지근(支根)은 둘로 갈라져서 마치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
② 몸체에 가락지가 있는 식물
재배인삼의 경우 몸체가 대체로 미끈하다.
재배인삼은 인위적으로 잘 자라도록 흙을 갈고 거름을 주기 때문에 인삼이 자라는데 어떤 장애도 없다. 그러므로 재배인삼은 몸체 살갗이 매끄럽고 깨끗하다.
그러나 산삼은 토질이 각기 다른데다가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토양이 딱딱하고 거칠어서 산삼이 뿌리를 내리는데 장애가 된다.
가을이 되면 산삼은 겨울잠을 자기 위해 뿌리가 땅 속으로 파고 든다.
이때 몸체 상부에 가로로 가늘고 긴 가로줄이 생기는데 마치 가락지를 낀 것 같다. 이를 횡취라고도 한다.
③ 잔뿌리가 잘 끊기지 않는 식물
재배인삼은 잔뿌리가 아주 많다. 재배인삼은 잔뿌리가 많기 때문에 삼을 깎을 때 따로 모아서 미삼(尾蔘)을 만든다.
산삼은 재배인삼에 비하여 잔뿌리가 그리 많지 않다. 잔뿌리의 길이는 몸체의 2∼3배 정도 된다.
잔뿌리가 가늘고 연약해 보이지만 손으로 끊으려할 때 잘 끊어지지 않는다. 산삼의 잔뿌리 중에는 실보다 더 가늘며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것도 있다.
④ 뿌리에 방울을 달고 있는 식물
산삼은 재배인삼에서 볼 수 없는 뿌리에 방울을 달고 있다. 방울이란 뿌리에 달려 있는 동글동글한 혹을 말한다.
이를 옥주(玉珠)라고도 한다. 방울은 경사가 가파르고 수분이 적은 곳에서 자란 산삼에 많이 달려 있는 것으로 보아 영양분의 중개소로 보인다.
물론 수분이 충분한 곳에서 성장한 산삼에는 방울이 없다.
산삼은 방울이 많이 달린 것을 상품으로 치는데 방울이 있으면 오래된 산삼으로 여긴다.
일설에는 봄철에 양분을 흡수했던 잔뿌리가 가을이 되어 양분이 몸체로부터 떨어질 때 혹같은 흔적이 생긴다고도 한다.
⑤ 가늘고 긴 뇌두를 달고 있는 식물
인삼은 재배삼이 되었든 산삼이 되었든 뇌두가 있다. 매년 가을철 삼줄기가 말라붙을 때 생긴 흔적이다.
산삼은 재배삼보다 뇌두가 훨씬 가늘고 길다. 재배삼은 뇌두 숫자를 중시하기도 했다. 산삼은 뇌구의 아랫부분이 더욱 가늘고 윗부분은 둥글며 광택이 난다.
산삼은 2지일 때 뇌두가 가장 많고 4지 일 때 적어지고 5지 일 때 뇌두가 없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보아 숫자를 보고 산삼의 나이를 계산하는 것을 잘못된 것으로 생각한다.
⑥ 향기가 강하고 오래가는 식물
이 지구상에는 향기를 발하는 식물이 많이 있다. 그러나 산삼처럼 향기를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는 식물은 없다.
산삼은 땅속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강한 향기를 발산한다. 입으로 깨물면 은은한 향기가 진하게 나면서 5∼6시간 동안 입안에 머물러 있는 것을 느낀다.
그뿐만 아니라 산삼은 말렸다가 자르거나 물에 끓여도 향기가 여전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독특하고 강렬한 향기를 오래도록 간진하고 있는 식물도 없을 것이다.
⑦ 명현(瞑眩)현상을 일으키는 식물
산삼은 재배삼과는 달리 먹어보면 즉시 반응이 온다. 산삼을 먹는 순간 몸에 열이 나고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산삼을 먹으면 피로감이 사라진다. 목이 마르던 사람은 목이 마르지 않는다. 몸이 쇠약한 사람이 산삼을 먹으면 명현현상이 즉시 오래도록 나타날 수 있다.
명현현상이란 몸의 이상상태가 교정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기증을 말한다. 마음대로 걸어갈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신비로운 산삼'' 나도 산삼을 캘 수 있다」중에서, 김창식 저, 도서출판 서신,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