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뇌산삼(長腦山蔘)과 산양삼(山養蔘)
고려인삼이란 오늘날은 재배인삼을 말한다.
재배인삼이 나오기 전까지는 고려인삼이란 산에서 야생하는 산삼을 가리켰다.
인삼이란 단어도 본래는 산삼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산에는 어디서나 산삼이 자라고 있었다.
그러나 고려말기 충열왕 3년(서기 1227년)부터 원나라의 무리한 요구로 산삼을 무차별 남획하게 됨으로써 산삼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른바 삼폐가 심하여 민간인들은 고향을 등지고 이향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결과 산삼이 채취되는 지역도 조선초기에는 103개군이었다가 중기에는 53개군으로 줄어들었다.
뒤늦게 이러한 사실을 파악한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산삼 남획을 금하였고, 마침내는 산삼 생산지에 산삼 채취를 금하는 봉표(封標)까지 세우게 되었다.
이때부터 산삼은 비밀리에 거래되었고, 고가로 매매되기 시작했다.
산삼 채취인들은 산에서 천연 산삼을 찾기보다 재배를 통하여 수요에 따르기 위하여 재배기술을 개발하였다.
오늘날과 같은 재배인삼이 다량으로 생산되기에 앞서 화전민들은 산삼의 씨(天種)를 산에다 뿌려 산삼을 생산하였다.
이른바 산양삼(山養蔘)을 말하는 것이었다. 산양삼은 산에서 자생한 산삼과 약효도 같지만 오늘날은 찾아보기 어렵다.
인삼 재배기술의 발달로 오늘날 인삼이 다량 생산됨에도 불구하고 약효면에서는 산삼을 따를 수 없게 되자 인삼의 씨(人種)를 산에다 심어서 산삼을 수확하게 되었다.
이것을 장뇌삼(長腦蔘)이라고 한다.
산에서 자생한 산삼보다 뇌두(腦頭)가 길은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장뇌삼은 밭에서 재배하는 인삼과는 달리 산에서 자연적인 조건에 따라 자생하기 때문에 7∼8년 때로는 10여년 성장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장뇌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인삼의 씨를 산에 심는 것과 둘째로 삼포에서 자란 1년생 인심 세근(細根)을
산삼이 자라기 좋은 산림속에 심는 방법이 있다. 필자가 탐문한 바에 의하면 대체로 세근을 심어서 장뇌삼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장뇌삼의 재배는 삼림 속에서 천연적으로 자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와같은 재배방법은 가급적이면 산삼과 같은 약효를 얻기 위하여 산삼을 채취하는 심마니들에 의해서 시도되었다.
장뇌삼을 심는 시기는 대체로 한식에서부터 청명 사이에 심지만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채취하는 시기는 재배인삼을 수확하는 것보다 1·2년뒤에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산속에 심은지 7·8년이 되면 대체로 채취하여 상품화하는 것이 비밀 아닌 비밀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10년도 더 지난 뒤에 채취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산삼과 장뇌삼과 재배인삼을 약효로 비교하면 산삼이 단연 우위에 오른다. 장뇌삼도 산삼에 버금가지만 밭에서 재배하는 인삼은 산삼보다 효력면에서 뒤떨어진다.
산삼과 장뇌삼을 형태적으로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삼은 어느것이나 크게 나누어서 잎과 줄기 그리고 뿌리 부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산삼과 장뇌삼은 색채나 성장에 따라 가지와 잎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도 비슷하다. 산삼이나 장뇌삼이 모두 같은 조건 속에서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뿌리에서는 다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산삼이나 장뇌삼은 똑같이 뇌두, 몸통, 뿌리 부분으로 나눈다.
산삼이나 장뇌삼은 같은 여건에서 자라지만 그 출발이 다르기 때문에 형태적으로 구별된다. 우선 산삼과 장뇌삼은 줄기와 뿌리가 이어진 모습이 다르다.
산삼은 조류에 의해 씨앗이 떨어져서 발아하여 성장한 것이기 때문에 영양흡수를 위해 대체로 뿌리가 옆으로 자라기 때문에
산삼을 캐서 보면 니은(ㄴ)자 형상이거나 뫼산(山)자 형상을 하고 있다.
이에 비하여 장뇌삼은 씨앗을 파종한 것이 산삼과 같으나 1년된 세근을 옮겨 심은 것은 줄기와 뿌리가 일직선이 되는 직(直)삼이 된다.
장뇌삼은 재배자들이 속성재배를 위하여 대체로 산중에서 좋은 곳을 택하여 심기 때문에 뇌두가 긴 것이 특징이다.
몸통도 인삼보다는 작지만 산삼보다는 통통하고 살이 찐 것을 쉽게 판별할 수 있다.
장뇌삼도 가락지가 있으나 산삼과 구별된다. 잔뿌리 역시 인삼보다는 가늘고 길지만 산삼보다는 굵고 짧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산삼과 동일한 방울이 달려있는 것도 있다.
(「''신비로운 산삼'' 나도 산삼을 캘 수 있다」 김창식 저, 도서출판 서신, 2001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