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보드를 이용해 5.13급을 넘는다.
세계의 많은 고난도 루트들은 아마도 캠퍼스 보드(campus board)가 없었다면 등반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현재 많은 등반 가들이 활용하고 있는 캠퍼스 보드는 볼프강 퀼리히(Wolfgang Guillich)가 1988년 넌베르그(Nurnberg)에 있는 캠퍼스 센터(Campus center)에 처음으로 설치했다. 그는 이 보드를 설치한 후 한 손가락의 완력을 키웠고, 마침내 프랑켄주라(Frankenjura)에 있는 최고난도의 루트인 '악디온 다이렉트(Action Direct)'를 성공하게 되었다.
캠퍼스 보드를 이용해 함께 운동했던 제리 모패트(Jerry Moffat)는 "나는 그 해 겨울 캠퍼스 보드를 이용해 훈련했고 엄청나게 강해졌다고"고 술회했다. 루트의 마지막에서 지구력 부족으로 떨어지는 경우라도 캠퍼스보드를 이용해 훈련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보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퀼리히는 "처음 시작부분의 힘든 동작이 쉽게 느껴지기 시작하면, 루트의 마지막까지 덜 펌핑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 후 퀼리히의 캠퍼스 보드는 [클라이밍지]를 통하여 세계에 널리 소개되었으며 세계의 어느 인공암장을 찾아가도 쉽게 볼 수 있다. 세계의 톱 클라이머들 또한 이 보드를 통하여 훈련하고 있으며 필자 역시 가장 좋아하는 트레이닝 방법중의 하나로 생각한다.
클라이머들이 생각한데로 아주 힘들고 격한 볼더링이 힘의 장벽을 넘어서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볼더링이 기술훈련에 필요한 방법이긴 하지만 충분한 훈련을 하기 전에 피부가 찢어지거나 재밍이나 미세한 스텐스로 인해 발이 고통스럽게 되기도 한다. 특히 발의 위치나 몸의 밸런스, 홀드에 대한 지식이 필요 없는 어려운 볼더링을 찾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캠퍼스 보드와 볼더링을 병행한다면 5.13급을 넘는다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또한 돈과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외국암장도 찾아 가 보기 바란다. 물론 해외의 암장을 찾기 전에 반드시 트레이닝이 되어 있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보드운동 하기 전에몸을 풀어야 캠퍼스 보드 운동에 들어가기 전에 쉬운 홀드를 잡고 턱걸이나 땀이 날 정도의 등반으로 충분히 몸을 풀어주어야 한다. 또한 어깨와 전완근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캠퍼스 보드 운동을 계속 할 수 있을 것같이 느껴지더라도 운동의 강도나 기간을 계산해 서서히 쌓아나가야 한다.
캠퍼스 보드 운동 초기에는 하루 운동 후 이틀 이상을 쉬어야 한다. 또한 어느 정도 몸에 적응이 되었다면 하루 운동 후 이틀 간 휴식하면 좋다. 아주 극심한 운동을 했다면 3~4일 정도는 쉬어야 한다. 마음이 급해 성급한 결과만을 바라지말고 꾸준히 운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주 심하게 운동을 하고 몇 달 푹 쉬어버린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운동은 휴식시간이 아주 중요하며 운동효과가 관절이나 인대에 짧은 시간에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빠른 효과를 위해 무리한다면 어느 때인가 부상을 당했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보드를 잡는 훈련 법
보드를 잡는 훈련 법은 크게 흐르게 잡는 방법과 꼬집어 잡는 방법, 포켓홀드 잡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이중 흐르게 잡는 방법은 초기 보드 훈련 법으로 적합하다. 흐르게 잡는 방법은 무게 운동(꼬집어 잡기)으로 이동할 때 필요한 운동이다. 특히 5.13급 이상의 루트는 홀드가 멀거나 통제가 되지 않는 동작이 연속으로 나타난다. 이때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네 손가락을 모두 일직선이 되게 모은 다음 약지손가락을 약간 안쪽으로 들어가게 나무막대나 홀드를 잡은 후 엄지손가락을 검지 위 부분에 붙여 주면 된다. 안쪽으로 넣어주면 손가락 첫째와 둘째 마디에 홀드가 닿아 지탱할 수 있는 면적이 넓어지는 것도 노하우라 하겠다.
외국 잡지에는 종종 엄지손가락이 손바닥 안으로 접히는 수도 있으나 손가락에 전체적인 힘이 모이질 않는다. 꼬집어 잡는 방법도 등반시 필요한 홀드 잡기 중 하나다. 등반 가는 등반시 홀드를 꼬집어 잡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때문에 많은 시간을 갖고 2주에 1번 정도 운동하는 게 좋다. 홀드를 잡는 방법은 나무막대나 홀드 위에 네 손가락 모두를 일직선이 되게 모은 다음 엄지손가락을 검지 첫 번째 마디 위에 올려 눌러주면 된다. 이 방법은 엄지손가락의 누르는 힘에 의해 손가락 힘이 가중되며 지탱력이 길어진다.
포켓홀드 잡는 훈련 법은 나무막대나 홀드에 엄지와 약지손가락을 뺀 세 손가락으로 홀드를 잡는 것이다. 손가락 첫마디를 걸친 후 턱걸이나 상위의 홀드를 잡는 훈련을 반복하면 된다. 또한 어느 정도 훈련이 되었다고 판단한다면 세 손가락에서 두 손가락, 한 손가락으로 훈련하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이 포켓홀드 잡는 훈련 법은 국내보다는 외국의 암장을 찾아 등반할 경우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 훈련 법은 손가락과 인대, 관절이 계속 해서 힘을 받게 되므로 무리한 훈련은 피하는 것이 좋다.
파워를 기르는 훈련 법 홀드를 잡는 방법이 익숙해졌다면 파워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보자. 파워를 기르는 훈련 법은 격렬한 상향운동과 하향운동을 통해 지구력을 기르는 것이. 파워를 얻는데는 긴 시간이 걸리자만 한번 파워가 붙고 나면 지구력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자신의 목표가 더 힘든 루트를 등반하는데 있다면 항상 캠퍼스보드에만 매달려 있고 싶지 않을 것이다. 물론 자연암장을 통한 훈련도 중요하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아래의 방법으로 훈련한다면 힘들고 어려운 오버행 루트에도 더욱 더 강해질 것이다.
보드를 통해 파워를 기르는 운동방법은 나무막대를 아래로부터 1.2.3.4....등의 순으로 8개의 번호를 매기고 제일 낮은 데서 시작한다. 발은 허공에 떠 있는 상태에서 양손은 제일 작은 홀드부터 시작해 한 손은 다른 막대에 올려놓고 다른 손으로 더 높은 막대로 움직이는 방법으로 진행하면 된다.
방법은 크게 네 가지로, 첫 번째 방법은 1번 막대에 손을 모으고 오른손으로 2번 막대를 잡은 다음 몸을 당겨 왼손으로 3번 막대를 잡는다. 그리고 다음 손으로 4번. 다음5번 막대의 순으로 마지막까지 올라갔으면 다시 매달려 힘이 다할 때까지 내려온다. 처음에는 3세트를 기본으로 하고 10세트까지 늘려가도록 한다.
포켓홀드 훈련은 관절과 인대에 무리를 줄 수도 있어 두 번째 방법은 1번 막대에 손을 모으고 한 단계 건너의 3번 막대를 오른손으로 잡고 이어 왼손으로 5번 막대를 잡는 것이다. 이후 오른손으로 7번, 왼손으로 8번 막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6번 막대를 잡으며 내려오는 동작을 힘이 다 할 때까지 계속한다. 처음에는 3세트를 기본으로 5세트까지 늘려간다.
세 번째 방법은 1번 막대에 손을 모으고 두 막대를 건너뛰어 오른손으로 4번 막대를 잡는 것이다. 이어 몸을 당기며 왼손으로 7번 막대를 잡고 오른손으로 8번 막대를 잡는 것이다. 8번까지 올랐으면 6번 막대, 3번 막대를 잡는 순으로 반복한다. 처음에는 3세트를 기본으로 하고 5세트까지 늘려나간다.
네 번째 방법은 두 손을 모은 다음 오른손을 최대한 멀리 잡는 것이다. 그런 후 다시 왼손을 잡을 수 있는 데까지 최대한 멀리 잡는 것이다. 또한 다시 두 손을 모은 다음 왼손을 최대한 멀리잡고 오른손을 잡을 수 있는데 까지 최대한 멀리 잡는 것이다 .이 훈련은 초기에는 3세트를 기본으로 하며 5세트까지 늘려 가도록 한다.
몸에 익숙해진 후 단계를 높여야 이 네 가지 훈련중 주의해야 할 점은 첫 번째 방법이 쉽게 느껴질 경우 바로 두 번째로 들어서지 말고 몸에 무게를 달아서 1주에 2번 정도 더 실시한다. 또한 둘째와 셋째, 넷째 훈련중 어깨를 다치기 쉬우므로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훈련이 끝난 다음에 다음 훈련으로 넘어가야 하며 1주에 한번이면 된다. 세트간 휴식시간은 팔이 회복될 때까지 충분히 휴식하는 것이 좋다.
이 모든 훈련에 가장 필요한 보드를 만드는 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캠퍼스보드를 만드는데는 약간의 돈과 연장이 필요하다. 벽면은 20mm의 합판 하나면 족하다. 벽면의 각도는 직각보다는 120도 내지 150도 정도의 각을 주는 것이 팔꿈치가 부딪치는 것과 위로 올라갈 때 다리가 따라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더 이상 각을 주게되면 뒤로 당기는 힘이 약해지고 이는 운동의 효과를 감소시키게 된다. 또한 나무홀드는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쪽을 좀더 파내는 것이 좋다.
폭이 1.2m에 달하는 나무막대는 가로 40cm의 막대를 3개 설치할 수 있지만 50cm가 더 좋을 것 같다. 특히 손은 막대기의 가운데로 모으는 경향이 있어 첫 번째와 두 번째 막대 홀드 이후론 50cm보다 더 긴 막대는 중요하지 않다. 홀드의 크기는 2cm~5cm사이의 다양한 크기가 좋으며 기술수준과 운동 목적에 따라 다르게 만들 수 있다. 큰 홀드는 상완이두근을 발달시키는 반면 작은 홀드는 그립강도를 높여준다. 홀드가 손가락의 첫마디보다 현저히 적으면 피부를 혹사시켜 고통이 따르게 된다. 이보다는 2cm정도의 홀드가 등반하는데 제일 작은 홀드로 보면 된다.
작은 홀드일 경우 홀드간의 간격은 약 12.5cm가 좋으며 큰 홀드일 경우는 20cm간격으로 설치하는 것이 좋다. 또한 홀드는 쉽게 부러지지 않는 나무로 만들면 좋고 피부의 손상을 막기 위해 둥글게 사포질을 해 놓으면 좋다. 홀드를 고정시키는 것은 나무못보다는 피스못이 좋으며 막대에 접착제를 바른 후 부착하면 더 좋다. 큰 홀드는 둥글게 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피부가 접혀 벗겨지는 것을 방지해 준다. 보드의 높이는 1.5m~1.8m의 높이가 적당하며 두 개의 판을 연결해 오버행과 수직 벽으로 구성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손정준 클라이밍